만나자마자 작년 맥도날드의 추억을 되새겼다. 그리고 작년의 우리를 비웃었다. 또 나의 짧은 머리에 눈이 커진 한아름이 덕분에 자라지않는 머리에 대해 이야기를 잠시 나눴다.
예상대로 한아름이랑 규희는 처음 만난거였지만 예상밖으로 그들은 학교에서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는, 진정한 첫만남이었다. 어색함을 단적으로 드러내듯 규희는 처음에 한아름이에게 존댓말까지 했지만 이내 분위기가 누그러져 다행이었다.
각자 돌아갈 시간에, 지하철이 끊기지 않는 시간에, 술은 마실 사람만 적당히(규희는 소주를 마시려했지만 마시지않고 사이다를 마셨으며 나와 한아름이만 맥주 한병을 나눠마셨다), 갈 사람은 차례대로(어장관리 남을 만나기위해 규희가 먼저 자리를 뜨고 그 다음 한아름이가 일어나고 나와 현주는 끝까지 놀다갔다.), 자리는 끝까지 지키지 않아도 됐으며, 헤어질 땐 내년을 기약했다.
나는 69800원짜린데 이월 상품이라 19000원에 새로 산, 눈에 박혀서 안 나오도록 예쁜 빨강색의 니트 가디건(잠시 친구들에게도 자랑을 했다.)에 버건디색 줄무늬 옷을 입었고 현주는 셔츠에 검은 가디건, 규희는 셔링이 들어간 셔츠에 까만 스커트를, 한아름이는 G.D스타일의 알록달록한 점박이가 팔부분에 들어갔고 가운데는 토끼가 그려진 티를 입고왔다.
늘 그렇듯 나는 내 말만 해댔고 다들 너의 소식을 궁금해했다. 나는 또 늘 그렇듯 아는 척하느라 바빴다. 그렇게 너의 이야기는 억측이 난무한 채 그리움만 남겼다.
현주는 내년 일학기동안 러시아에 있을 예정이고(우리는 이게 자랑이 아니라 유언 아니냐며 놀려댔다.) 규희는 일주일내내 알바를 하는 고된 일상을 보내며 어장관리를 하고있었고 한아름이는 사학과 생활을 들려주었다. 나는 요즘 아동복매장에서 일하고 쉬는 날엔 기타학원에, 전화영어하느라 바쁘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고 덕분에 격동의 21살을 보냈다며 옆에 누군가 있는게 참 좋은거라는 말을 끝으로 곧 신입생이 될거라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그와 동시에 장학재단에서 전화가 와서 뭔가 뿌듯했다.
고기를 먹고 까페를 갔으며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며 하나, 둘씩 다음을 약속하며 헤어졌다.
뭐 딱히 특별할 것 없는, 특별한 만남이었다.
2013년 1월 19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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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이랑 규희는 진짜 의외다ㅋㅋㅋ 근데 그 손발 오글거리는 스티커 사진은 안 찍었나봐? 나 모두의 모습이 궁금했는데 ㅎㅎ
답글삭제스티커사진을 찍기엔 우린 너무 늙었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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