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매순간이 이별이지.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언젠가 네가 이 글을 읽고 내가 다시 이 글을 보고 회상하는 모든 순간이 만남과 동시에 이별이지. 내가 글을 쓸 때는 내 생각이 글로 써짐과 동시에 내 손은 자판과 만나고 이별하지. 네가 이 글을 읽을 땐 너의 눈과 내가 쓴 글들이 만나고 이별하지. 내가 다시 회상할 때 역시 내 망막과 내가 낳았던 활자들이 붙었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그와중에 들숨과 날숨, 내 눈이 닿지않는 곳에서 일어난 수많은 만남과 이별, 그 원인이 혹은 결과가 사소한 것이거나 전쟁이나 죽음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만남과 이별이 함께하는 것이지... 굳이 남녀간의 이별을 생각하거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별이 아니더라도 너나 내가 하루정도 혹은 더 많은 시간 몸에 담아왔던, 따스한 온기를 함께 했던 똥덩어리조차도 이별하는 걸... 단지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큰 의미를 가지거나 슬퍼하지 않는거지. 단지 그뿐이야. 항상 만나고 이별하는 삶에 익숙해져서 눈물이 나오지않는거고 그것에 대한 고찰이나 감상따위로 발전하지 못하는거지. 어쩌면 감성적으로 교류가 되지않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독일의 한 여성이 담벼락과 결혼한 사례와 고1때 배운 조침문만 보더라도 사람이 사물에게 어떠한 감정을 가지는 것이 어렵다고 보지는 않아. 우리가 이별에 있어서 무뎌진 것뿐이야. 단지 그것뿐이야.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전혀 느끼지 못한 감정이라 단언할 수 있는것도 아니지... 그냥 주변의 모든 것을 느껴보는거지. 가족, 사랑하는 사람, 친구, 길가다 지나친 사람, 가로등, 세상에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뉴스, 책상과 책상에 있는 물건, 음식, 공기, 냄새, 전파 등등. 모든게 나와는 물론이고 내 주변에서 순식간에 만나고 이별하니까.. 어쩌면 그 생각에 푹 잠기면 심장이 터질만큼 기쁘거나 걷잡을 수 없이 우울해지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너에게 달렸어.
뭔가 달관한 듯한 어조다. 무뎌진다는 거 어찌 보면 슬프지만 필요하기도 한 것 같아. 그래, 생각해보면 이별한 게 참 많은데 별로 자각 못하는 것 같기도.... 그래도 그만큼, 아니 그만큼보단 적을지도 모르지만 많은 걸 만났단 생각이 든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