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1일 토요일

얼마 전에 묘한 꿈을 꿨다.
내가 갈대가 무성한 드넓은 벌판에서 어떤 남녀를 훔쳐보면서 굉장히 질투하고 있었다. 느낌상 여자는 모르는 사람이고 남자는 알고있는 사람인 듯하다. 한창 질투하고 있는데 갑자기 장면이 바뀌고 내가 남자의 시점이 된다. 여자를 가까이서 보고있는데 그 남자의 감정까지 전해지는 것같았다. 여자가 참 묘하게 사람을 안정시켰다. 좀 나이가 있어보였다. 큰 눈매에 눈가의 주름도 살짝 있지만 웃는 모습이 선한 상이라 그 주름이 참 자연스러웠다. 피부도 좋고 이마부터 곧은 콧대를 따라 콧망울까지 햇빛이 닿아있었다. 긴 머리카락은 바람결을 따라 움직였고 손을 마주잡고 있는 동안에 순간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잠을 깼다.
생각했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고 남의 행복이 나의 불행'까지는 아니더라도 남의 행복을 방해해서 내가 행복해진다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일까? 남의 행복에 훼방을 놓는다고 남이 쉽사리 불행해지지도 않지만 그것도 그 또한 초라해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내 마음도 그들의 마음도 행복한 것인가? 상대의 행복을 모른 척하는 것 아니면 마음에도 없는 축복을 하는 것? 모든게 초라해보인다. 혹자는 애초에 오지랖이다는 현답을 내놓겠지만 그걸 알아도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는걸 모를 사람은 없다.
그들의 행복을 인정하고 나의 갈 길을 잡을 수 있게 뱃전을 돌리기 위해서는 아직도 나는 그 배의 연료로 시간이 필요하고 지금보다 나이가 들어야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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